여러 오토캠핑장을 다녀봤지만 늘 주변에 잡스러운 모습이 보이는 게 아쉬웠는데 정말 시야에 산 밖에 안 보이는 캠핑장에 다녀왔다. 산으로 가득 둘러싸였다는 말이 적절할 것 같다. 느리가 친구들과 다녀왔었던 곳인데 수레의산 자연휴양림 내에 있는 수레의산 국민여가 캠핑장이다. 늘 둘이서만 다니다가 이번에는 친구네 커플과 함께 커플 캠핑을 하게 되었다. 캠핑장 소개와 잘 놀다간 후기를 포스팅한다.
수레의산 자연휴양림 캠핑장 예약은 매월 1일에 그다음 달 예약이 열린다. 지역민은 우선적으로 예약이 가능하다. 인기가 꽤 있는 편인데 나중에 소개하겠지만 A구역 앞쪽 사이트(뷰 좋음)는 아주 인기가 많은 구역이고 B구역이나 C, D구역 그리고 카라반 자리는 그나마 덜한 편이지만 예약은 쉽지 않다. 우리는 조금 늦게 예약했지만 화장실과 개수대 앞쪽 자리는 남아있어서 2자리를 붙여서 예약할 수 있었다. 예약 방법은 간단하다. 홈페이지가 잘 되어있어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다.
위치는 충북 음성군 생극면 차생로 310-108이다. 예약을 했더라도 바로 캠핑장으로 가면 안 되고 관리사무소를 들러서 체크인을 하고 쓰레기봉투 등 제공해주는 물품을 받아서 가야 한다. 관리사무소는 휴양림 입구에서 다른 길로 새지 않고 쭉~ 길 따라 올라오면 있다. (전화 043-878-2013)
수레의산 국민여가 캠핑장은 생각보다 산속에 위치해 있어서 휴양림을 가는 길도 예뻤다. 왕복 2차로로 숲 사이를 가로지르는 언덕길은 뭔가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사실 이날은 태풍 힌남노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날로, 뉴스와 언론에서 굉장한 비와 바람이 몰아칠 거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일기예보도 비가 온다고 해서 취소할까 생각도 했지만 계곡 옆도 아니고 이번 여름에 제대로 놀지도 못해서 그냥 가기 했는데 오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도 안 오고 바람은 조금씩 세게 불었지만 하늘도 너무나 쾌청했다.
구역은 A구역, B구역, C구역, D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오토캠핑과 카라반, 사이트 크기, 바닥재질에 따라 구분되어 있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B구역에 하나밖에 없다. 개수대는 A구역과 B구역에 하나씩 있다.
A1, A2, A3, A4, 카라반 사이트 등 각 사이트의 사진은 홈페이지에도 올라와있다. 어떨 때 보면 오토캠핑장인데 배치도 덜렁 하나 있고 사진이 없는 경우에는 참 발길이 안 가게 되는데, 그래도 자연휴양림이라 그런지 이런 것들은 잘 되어 있다.
▼사이트별 사진 보기
수레의산 자연휴양림 - 야영장 | node82 (foresttrip.go.kr)
공공에서 운영하는 데라 확실히 가격이 착하다. 사이트도 그렇게 작지 않고 캠핑장 관리도 잘되고. 혜자스러운 가격이다. 텐트 크기에 맞는 사이트를 선택하면 된다. 가장 작은 편인 오토캠핑 사이트도 꽤 큰 편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정말 태풍이 어리둥절할 만큼 날씨가 좋았다. 사실 여름에 물놀이하기 좋은 곳으로 캠핑을 잡아놨었는데 그때도 비가 엄청 온다고 해서 취소했었다. 어디 갈려고 할 때마다 날씨가 안 좋고 일할 때만 날씨가 좋고.. 정말 이번까지 취소했으면 병하나 얻었을 것 같았는데 정말 다행이다.
텐트를 치다 말고 체크인 보다 조금 일찍 와버려서 사람들이 많이 없는 틈을 타 캠핑장 구경을 좀 했다. 우리는 B구역이었는데 A구역 구경을 갔다.
A구역은 특대형 사이트와 카라반 사이트로 구성되어있다. 특히 사진에서 오른쪽 특대형 사이트는 굉장히 넓고 뷰도 좋아서 인기가 많다. 가장 오른쪽에는 개수대가 위치해 있다.
여기 뷰가 정말 좋긴 좋다. 가리는 것 없이 시원하고 잔디밭과 멀리 보이는 산까지 초록색으로 가득하다. 캠핑장 top-pick 추천 사이트는 바로 여기다. 안쪽에는 카라반 사이트와 특대형 사이트가 있다. 여기 수레의산 국민여가 캠핑장이 좋은 게 같은 구역 사이트 외에는 단 차이도 많이 나고 나무도 많아서 잘 안 보인다는 것이다. 뒤쪽도 산으로 둘러싸여 풍경이 아주 괜찮다.
우리가 묵었던 B구역. 일반 오토캠핑 사이트와 대형, 특대형이 하나씩 있다. 캠핑장 내 유일한 화장실과 샤워실이 개수대와 함께 있다. 화장실이 가까워서 좋고 A구역만큼은 아니지만 뷰가 나쁘지 않다.
A구역 쪽으로 보는 풍경도 나쁘지 않다. A구역이 낮에 자리 잡고 있어서 거슬리지 않고 멀리 산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사이트 앞에 심은 나무가 시야를 가리는 느낌이다. 정말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옆으로 보나 다 산으로 가득 둘러싸여 있다. 잡스런 모습들, 예를 들면 전봇대, 송전탑, 각종 건물들, 논밭 등이 보이지 않아서 좋다.
화장실 앞이어서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사이트. 덕분에 예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화장실 건물과 간격도 있고 사이트 주 방향이 화장실 쪽이 아니어서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오히려 화장실과 개수대가 가까워서 좋았다.
개수대와 샤워실, 화장실 모두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샤워실은 개수대를 통해서 안으로 들어가야 하고 화장실은 밖에서 바로 출입이 가능하다. 1박 밖에 하지 않아 샤워실은 이용해 보지 않았다.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다. 잔디밭에서 캠핑장을 바라본 모습. 정말 초록이 가득하다.
경사가 꽤 심하다. 사실 C, D구역도 돌아보려고 했는데, 연박하는 집들도 꽤 있고 경사가 너무 심해서 날도 더운 터라 가지 않기로 했다. 산속에 아스팔트 도로가 느낌이 있다.
옆 사이트 친구네도 도착하고 피칭을 다 하고 나니 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바람도 꽤 불고. 확실히 태풍이 오긴 오나보다 하고 느끼면서 다시 주변을 둘러보니 새로운 풍경이 나타났다. 첩첩산중에 구름에 노을빛이라니 너무나 좋은 풍경이 있는 캠핑장이다.
저녁시간 전 마음껏 여유를 즐겼다. 잔디밭도 다시 한번 갔다가~ 사이트가 적은 캠핑장은 아니지만 구역도 크게 크게 나뉘어 있고 잡다한 시설이 없고 주변에 산만 있어서 그런지 더 여유로웠다. 정말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슬 배가 고파와서 준비해 간 음식들을 하나씩 하기 시작했다.
캠핑하면서 좀 예쁘게 꾸며서 찍는 건 잘 못하겠는 체질이라 사진이 막 찍혀있다. 그래도 찍긴 해야 하니까. 쭈꾸미 볶음에 친구네가 가져온 닭목살! 춘천에서도 한번 먹었는데 닭목살이 참 괜찮다. 치킨에 있는 닭모가지는 저 살을 도려낸 후의 닭모가지라고 한다.
닭목살 먹었던 춘천 식당! : 춘천 닭갈비 고민은 여기서 끝난다 - 불깨맛 조약돌숯불닭갈비
이번에 캠핑을 준비하다가 장작과 숯이 습한 여름 동안 습기를 머금었을 것 같아서 어떻게 좀 건조할까 생각하다가(건조하지 않은 채로 불을 붙이면 정말 안 붙고 연기가 많이 난다. 숯 같은 경우에도 튀고 잘못하면 터져버리기 때문에 위험하다) 집에 있는 제습기를 활용해 보기로 했다.
신발 건조용 키트가 있었는데 그걸 이용해서 장작 박스와 숯 박스에 연결시키고 건조된 바람을 밤새도록 불어넣어 주었다. 효과가 생각보다 아~주 좋았다. 장작이 잘 말라서 불도 정말 잘 붙고 숯도 튀지 않고 은은하게 잘 탔다.
자양동 소소막창 사장님 친구와 함께 했던 터라 소소막창을 가지고 왔다! 캠핑장에서 소소막창이라니 너무 기대가 되었는데 식당에서 먹었을 때보다 더 맛있었다. 겉부분도 바삭하게 익히고 잘라서 속도 바삭하게 익히니까 정말 맛있었다. 오래 구워도 파가 육즙과 수분을 머금고 있어 촉촉했다. 사장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왼쪽에 돼지바 같이 생긴 거는 양갈비다. 시즈닝을 발라놓으니까 돼지바같다.😙
소소막창이 궁금해? <소소막창 자양점> 두번째 방문. 모든메뉴를 섭렵하러 왔다. 소막창/갈매기살/뒷고기
모듬전 밀키트로 전도 부쳤다. 나쁘지 않았다. 양갈비도 아~주 누가 구웠는지 알맞게 구워졌다. 서로 준비해서 오다 보니 메뉴도 다양했다.
다 차려진 저녁 메뉴들~ 역시 사람이 많으니까 척척 생각보다 빨리 만들었다. 버너도 2개에 숯불에도 한 명 붙어서 하니까 후다닥 한 상 차렸다. 맛있겠다..
슬 배도 차고 1차전 끝내고 보니 해가 거의 다 졌다. 느낌 있게 초승달이 산 위에 떠있었다. 주변 사이트들이 조용했고 다른 구역도 멀리 떨어져 있어서 조용했다. 우리만 시끄러웠을지도.. 밤에 주변에 빛도 거의 없어서 별 보면 딱이겠다 생각했는데 다음날 태풍이 올 예정이어서 구름은 여전히 많았다. 그래도 밤에 별을 꽤 봤다.
같이 온 친구의 생일이 꽤 지났지만.. 캠핑 가서 생일 축하해야지~ 하고서 미뤄놨던 생일 축하파티와 선물 증정 타임! 축하합니다. 소소막창 사장님~! 🎉 꼬불꼬불한 초가 꽤 귀엽네. 선물로 모엣 샹동 샴페인을 준비했는데, 몰디브에서 샴페인에 대한 기억이 꽤 좋아서 브랜드를 찾다가 못 찾고 무난히 괜찮다 추천되는 모엣 샹동 임페리얼 Moët & Chandon Imperial 샴페인을 골랐다. 좋은 일 있을 때 한잔 혀~
배도 부르고~ 술도 얼큰하니 오르고~ 불놀이야~🔥 역시 캠핑엔 불한번 크게 짚혀줘야 한다. 활활 타오르는 불을 보고 있으면 뭐랄까 마음이 안정된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불멍을 하는 거겠지? 먼 조상님들의 DNA가 아직 남아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밤에 태풍이 더 올라왔는지 자다가 정말 텐트가 휘어지는 줄 알았다. 다행히 날아가지는 않았는데 태풍에 대비해서 사온 30cm짜리 팩 덕분인가. 여튼 우리의 캠핑은 평온한 날씨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비 아니면 바람.. 그런데 또 캠핑이라는 것이 그런 궂은 날씨에서 하는 맛이 또 있지.
공기는 깨끗~해졌고 텐트는 축축~하니 젖었다. 고생이 많은 우리의 첫 텐트. 코베아 아이거 리빙쉘 텐트! 비를 안 맞은 캠핑이 몇 번 없는 듯하다. 비도 오고 날은 흐렸지만 주변 모습이 더욱 푸르름이 가득해진 느낌! 아침 공기도 너무 시원하고 상쾌했다.
텐트를 정비하고 나서 술에 쓰리고 태풍에 놀란 속을 달래기 위해 사가지고간 부대찌개 밀키트를 꺼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아침에 라면을 끓여야 하는데 라면은 이미 전날 밤 달아오르는 술기운에 의해 희생되고 말았다. 부대찌개도 다음날 해장용으로 참 괜찮았다. 요즘 정말 밀키트가 잘 나와서 캠핑 다닐 때 참 좋은 것 같다.
후식으로는 수박~ 큰 수박은 아니고 애플수박이다. 큰 수박이 부담스러울 때 딱 알맞다. 맛도 거의 일반 수박이랑 비슷하다. 2팀이 같이 캠핑을 하니까 서로서로 챙겨 오는 것들이 상호보완이 돼서 좋았다. 수박도 친구네에서 준비한 것!
노느라고 날 좋은 전날에는 사진 하나도 못 찍고.. 비 오는데 사진 찍을 거라고 😅 커플별로 서로 사진 찍어주기! 갑자기 시작된 느리의 '저기 좀 봐!' 컨셉으로 찍었다. 신혼부부의 내공이랄까..? 머선소리고
텐트를 걷을 때 갑자기 비가 더 많이 와서 정말 물기를 하나도 못 털고 챙겨간 김장비닐에 텐트를 우겨넣고 철수했다. 우중 캠핑 너무 좋은데 철수할 때만 비 안 오면 좋을텐데.. 며칠 계속 비가 와서 말리지도 못하다가 3일 정도 지나서 집 테라스에서 가을볕에 빠싹 말렸다. 후 테라스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아니면 어떻게 말리지..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캠핑을 다녀왔다. 오랜만이어서 좋았고 힐링이 많이 됐다. 다녀왔던 캠핑장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았던 수레의산 자연휴양림 내의 국민여가 캠핑장! 또 둘만 갔던 게 아니라 같이 갔던 캠핑이어서 더 좋았다. 친구 남자 친구분이 캠핑이 처음이셨는데 재미가 있으셨는지 다음에 또 가자고 하셨다는..ㅎㅎ 캠핑은 한 번 해보면 매력에 빠지게 되는 법!
다음 캠핑은 10월에 예정되어 있다. 다음 캠핑은 2박이다! 캠핑은 1박보다는 2박을 해야 훨씬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다음 캠핑을 다녀와서 또 포스팅하겠다. 그럼 이만 수레의산 자연휴양림 국민여가 캠핑장 포스팅을 마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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