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됐다는 것이 특별한 경험이 되는 곳
예쁜 잔디마당과 춘천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곳
역대 대통령들이 묵고 간 곳
급하게 춘천 갈 일이 생겨서 숙소를 잡는데 성수기라 그런지 괜찮은 곳들은 다 방이 없었다. 모텔 같은 호텔 같은 모텔에서는 자기가 싫어서 알아보던 중 발견한 춘천세종호텔. 뭔가 특이한 느낌. 오래된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멀쩡해 보여서 예약 고고 했다.
상당히 고바위에 위치해있다. 강원도청 뒤쪽 산자락에 위치해있는데 도청보다 더 위계가 높은 느낌이다. 걸어서도 올라갈 만은 했는데, 차로 올라가는 걸 추천한다. 차를 타지 않고 춘천에 온다면 별로 추천은 하고 싶지 않은 위치다.
각종 연회, 결혼식, 돌잔치 등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주차장은 상당히 넓은 편이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입구의 모습. 상당히 위엄마저 있는 듯한 모습이다. 가운데가 높게 만들어진 대문을 솟을대문이라고 하는데, 과거 양반들의 집에서 말이나 가마가 지나다닐 수 있도록 한 것이어서 실제로 위엄과 권위를 상징하기도 한다.
입구는 거의 뭐 우러러봐야하는 명문가의 대저택 같은 분위기다. 한옥 호텔은 아닌데 상당히 독특하다. 알고 보니 일제강점기에 세운 강원 신사 자리에 지은 거라고 하는데 한국적인 느낌을 더 살리고자 했을지 모른다. 그리고 호텔은 1962년도에 지었다. 글을 쓰다가 찾아보았는데 그 정도일 줄은.. 😮 호텔에서 환갑잔치를 할게 아니라 호텔이 환갑잔치를 해야겠는데? 반 세기 넘도록 보수와 증축을 반복한 것 같고 최근 리모델링은 2013-2014년에 진행된 듯하다. 그래도 60년 넘게 명맥을 이어왔다는 게 대단하다 느껴진다.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부터 이명박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춘천을 들릴 때면 이 세종호텔에 머물렀다고 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 주변에 다 산이라 보안상 그랬을 것 같기도 하고, 고즈넉한 분위기 때문에 그랬을 것 같기도 하다.
오래됐지만 차분하고 깔끔한 분위기로 잘 정돈되고 관리되어 있다. 잔디마당이 상당히 느낌이 있고 뷰가 상당히 좋다. 춘천 시내가 내려다보이고 가리는 게 없어서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잔디마당에서는 야외 결혼식도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
시내와 그렇게 멀지도 않으면서 고즈넉하고 조용한 분위기다. 좋은데..? 건물 조금 오래된 거야 뭐 객실만 괜찮으면 상관없으니까. 객실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리모델링을 싹 해놔서 그런지 로비도 깔끔하니 잘 해놨다. 3성급 호텔이라고 세계시간도 있고 😄 석재로 마감해서 나름 고급진 느낌도 난다. 직원은 1명 있었는데, 뭐 친절하지도 안 친절하지도 않은 NPC였다.
복도부터는 조금 오래된 느낌이 드는데 수학여행 때 이런 데서 잤던 것 같은데.. 카드키가 없고 열쇠 키다! 🤣 정말 굉장한 곳이다. 잘 들고 다니던지 로비에 맡기고 나가야 하겠다.
문을 딱 열었는데! 오~~ 괜찮은데?? 😙 워낙 기대치가 낮은 상태여서 그랬나.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했다. 지금봐도 나쁘지 않다. 스탠다드 트윈룸인데 넓지는 않지만 테이블도 있고 빛도 잘 들고 아늑했다! 침대도 푹 꺼지지 않고 괜찮았다. 침구도 깨끗하게 세팅이 되어있었다.
침대맡에서 객실의 모든 전등도 컨트롤할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통일시켜서 그런지 조잡한 느낌이 없다.
1층이지만 뷰가 괜찮다. 잔디밭이 이뻤고 시내까지 살짝 보인다. 날이 정말 화창해서 더 좋았다. 윗 층이었다면 춘천 시내가 더 많이 내려다보일 것 같다. 데크 쪽으로는 창문을 열고 나가야 하는데, 뭐 여기서 할 것도 없고 그냥 장식인가? 봄, 가을이면 테이블 하나 놓고 밖에 앉아 있어도 좋긴 하겠다.
약간 충격적이었던 부분이지만 싫지 않았던 것은 바로 이 아날로그 갬성이다. 말하자면 레트로가 유행할 때까지 존버 한 셈이다. 왼쪽 스위치는 에어컨 스위치다. 에어컨은 잘 돌아가서 시원했다. 원래 옛날 에어컨이 시원하지~ 침대 옆에는 라디오도 있었는데 아쉽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듯했다.
화장실이 오래된 느낌이 없진않지만 물도 잘 나오고 사용하는 데는 문제는 없었다. 게다가 옥정수라고 하니 너그럽게 이해해주자. 옥정수라는 게 찾아보니까 산속에 옥이 있는 곳에서 나오는 샘물인데, 동의보감에도 나오는 물의 종류라 한다. 오랫동안 먹으면 오장육부가 윤택해지고 체내의 노폐물이 빠져나간다는.. 먹어도 되나..? (실제로 좀 유명한 것 같다. 먹고 올걸..)
미니 냉장고 안에는 기본 제공되는 물이 2병 들어있다. 제대로 컨셉을 살리려면 저 물을 옥정수로 줬으면 좋았을 텐데. 샤워가운도 있는데 꽤 귀여운 디자인.
조식은 사정상 먹지 않았는데, 꽤 가격이 나간다. 퀄리티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호텔식 조식을 원하는 게 아니라면 춘천 시내에 다양한 식당들이 많으니 나가서 먹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조식이 괜찮다는 리뷰가 꽤 있는 걸 보니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가성비 측면에서는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하고 나름의 독특한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고 오히려 신선했다. 오래됐지만 관리가 잘 되어있었기 때문에 레트로 감성으로 승화되어 느껴진다. 춘천 시내에서 비교적 가깝고(걸어서 명동닭갈비골목이나 춘천 낭만시장까지 10분 정도 걸린다. 잔디 마당이나 춘천 시내가 보이는 뷰, 그리고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된다.
아쉬운 점은, 컵이 하나 안 씻겨져 있었다. 좀 놀랐다. 그렇지만 다른 부분은 청소가 잘되어있어 깜빡한 게 아닌가 생각은 들지만 사실 깜빡한 것도 용납은 안된다. 그리고 머리카락 몇 가닥 있었는데, 아마도 청소하시는 분에게서 떨어졌지 않나 싶다. 내껀가?
뭐 개인적으로는 예민한 편은 아니고 어차피 급하게 온 데다 잠만 잘 생각이었기 때문에 편히 잘 쉬고 갔다.
이상 춘천의 오래된 이색 호텔 가성비 좋은 고즈넉한 레트로 감성의 춘천 세종호텔 솔직 리뷰를 마친다.
📌 강원도 춘천시 봉의산길 31
📞 033-252-1191
⏰ 체크인 15:00 / 체크아웃 12:00
🌐 www.chunchonsejong.co.kr
안녕~!!
춘천 여행 씨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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